엘에이 다저스 루키리그로 코치 연수를 떠나는 손승락은 다저스행이 결정된 직후 다시 공을 손에 잡았다고 한다. 생존을 위해 늘 치열하게 싸웠던 손승락은 그 치열함을 유니폼을 벗은 지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는 어린 선수 시절부터 좋은 후배는 아니었다며 선배들은 물론 하물며 코치님들도 저를 보통의 제자들과 다르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무엇인가 충고를 하고 싶어도 제가 워낙 저의 틀이 강하니까 제가 그분들의 충고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죠. 히어로즈 선수 시절 송신영 선배님이 도움을 주시려고 정말 많이 애쓰셨어요. 선배 입장에서는 변화를 살짝만 주면 훨씬 좋아질 것 같은데 제가 그걸 받아들이지를 않으니 얼마나 갑갑하셨겠어요. 스스로도 그런 모습이 많이 아쉽긴 해요. 결국은 스스로 정답을 찾아갈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스스로 느끼고 절망에도 빠져보고 늪에서 헤어나려고 버둥거려 보아야 충고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는 것이죠. 세상 최고의 산해진미라도 굶주린 사람이 먹어야 그음식을 맛있게 먹을수 있는 것처럼 주위의 충고나 조언도 나 스스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간혹 몇몇 후배들 중에도 그들에게 제가 다가가서 충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후배들이 있었을 거에요. 저는 그들이 정말 필요를 느낄 때 충고를 해주고 싶었어요. 후배들이 저의 손을 정말 원할 때 저의 손을 내밀어 잡아주고 싶었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손승락은 투수가 아닌 유격수가 꿈이었다고 한다. 프로야구선수 되고 싶어 노력하던 대구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새벽까지 방망이 휘두르는 연습을 하던 시절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다고. 대구고등학교 운동장에는 3개의 라이트가 있어요. 셋이서 라이트 하나씩 차지하고 저녁밥 먹고 모든 훈련이 끝난 뒤 밤 11시에서 새벽까지 방망이 돌리는 연습을 했어요. 서로 경쟁을 하다 보니 훈련을 먼저 끝내는 친구가 없는 상황에서 아침 5시를 넘기곤 했죠. 아침 기상이 5시 50분인데 말이죠. 드디어 프로야구선수로 지명을 받았을 때는 요령 피우지 않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피나는 연습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저는 백도 없고 라인도 없으니 오로지 연습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손승락은 2015년 시즌 후 첫 자유계약 신분으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을 하게 된다. 2016년 3월 23일 고척돔에서 친정팀과의 시범경기와 4월 1일 히어로즈의 개막경기는 아직까지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당시 히어로즈에서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뒤 등판한 적이 있는데 블론을 기록했다고. 그때까지는 넥센 선수들이 팀 동료들처럼 여전히 생각되더라고요. 특별한 긴장감도 없고 해서 그런지 결과는 블론세이브를 기록 했지요. 정말 반성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저의 그런 모습을 자이언츠 선수들과 팬들은 얼마나 큰 실망감을 느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시즌 개막전이 공교롭게도 히어로즈와 고척에서 였죠. 일부러 넥센 더그아웃에 눈길도 주지 않았죠. 당시 염경엽 감독님에게도 인사도 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그 게임에서 9회에 나가 공 9개로 게임을 마무리하고 자이언츠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 했죠. 경기를 끝내고 나니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왔습니다. 이후 넥센 팬들에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동안 큰 소리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이제 자이언츠선수가 됐으나 지켜봐 달라고요. 영남대학교 출신인 손승락은 숙소생활을 3명의 선배들과 함께 했다. 이종욱 이재영 김기식 등과 함께 2호 방으로 불린 그곳에서.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종욱 김기식 손승락이 모두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신입생 신고식에서 선배들이 권하는 술을 놓고 손승락은 팔을 먼저 걱정할 만큼 자신의 몸 관리에 철저했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한번도 마셔보지 않은 술을 신입생이 들어왔다고 맥주잔에 소주를 담아 선배들이 주는데 거절을 할수가 없어서 술은 일단 받아 놓고 고민을 했지요. 결국 마시기는 했는데 그 이후 창문에다가 소리를 지르고 욕도 하고 그러니까 이종욱형이 먹이지 말라구 만류하고 그 후로는 선배들이 술을 권하지 않았죠. 이종욱이 방장으로 있을 때 방졸인 손승락은 선배들의 빨래를 해야 되는데 연습벌레였던 이종욱이 새벽까지 연습하는라 늘 늦었다고. 훈련이 끝나면 투수들은 세탁기를 확보해서 돌리는데 이종욱은 야수라 늦게까지 방망이 연습을 하느라 새벽까지 기다려야 했어요. 저도 연습량이 적지는 않은데 종욱이형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은퇴를 발표하기 전에 형한테 전화를 하니 믿지를 않았어요. 종욱이형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배입니다. 마무리를 하게 되면서 손승락은 동갑내기 오승환과 종종 비교되곤 한다. 마무리 투수의 등대 같은 존재라는 오승환에게 그가 있었기에 제가 앞을 볼 수 있었다고 오승환이 해외에 나갔을때 앞으로 누구를 보고 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고 제게 목표가 됐던 선수가 사라져 혼란스럽기도 했지요. 당시 너무 힘들어 전화할때 마다 저에게 좋은 방향을 가이드 해 주었죠. 참 고마운 친구죠. 손승락은 통산 271세이브이다. 통산 1위는 277세이브 오승환이다. 내가 만약 통산 기록을 경신했다고 해도 진정한 1등은 오승환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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