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는 이견이 갈릴 수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가장 꾸준한 활약을 한 좋은 투수인가 라는 질문에는 아마도 이구동성으로 기아 타이거즈 양현종 선수를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2010년 이후 올 시즌까지 7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18명뿐이다. 1000이닝 이상은 6명뿐이고 1500이닝 이상은 딱 한 명이다. 기아 타이거즈 양현종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2위 김광현 선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3위 유희관 선수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그런데 승수로 가면 압도적 차이가 난다. 양현종 선수는 이 기간 126승을 거뒀다. 김광현 선수가 105승, 윤성환 선수가 104이다. 양현종 선수는 가장 많은 258경기를 선발로 등판을 해서 가장 많은 13번의 완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꾸준한 성적은 양현종 선수를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만들었다. 최근 10년의 단순한 기록만이 아니다. 40년이 된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도 이제는 전설들과 비교해도 될 만큼 손색없는 누적 기록을 쌓고 있다. 22일 인천 에스케이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에스케이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1 실점의 호투로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기록한 양현종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역대 다승 순위에서 단독 5위에 올랐다. 경기 후 운이 좋았다. 수비수들의 도움이 컸다며 양현종 선수는 겸손했다. 그러나 위기상황을 벗어나는 에이스의 본능은 겸손의 대상은 아니었다. 양현종 선수는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이날 최고 148킬로의 구위와 완급조절로 기어이 6회를 채웠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누구나 잘 던질 수 있지만, 안 좋을 때도 기복을 줄이며 던지는 것이 에이스의 덕목이다. 이 경기는 지난 10년의 양현종 선수를 단적으로 대변하는 듯하다. 통산 성적에 지금 당장은 큰 의미를 두지는 않겠지만, 이젠 정말 전설들의 이름이 양현종 선수의 눈앞에 보이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승 투수는 한화 이글스에 뛰었던 송진우로 210승이다. 2위는 같은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정민철로 161승, 3위는 해태 타이거즈에서 뛰던 이강철로 152승, 국보급 투수로 해태 타이거즈에서 뛰던 선동열이 146승으로 4위다. 선동열은 146승에 132세이브를 기록했다. 마무리로도 뛰었던 선동열과는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어찌 되었던 양현종 선수가 통산 승수는 선동열에 7승 차로 근접했다. 아마 올 시즌 선동열은 뛰어넘을 듯하다. 단순히 승수뿐만이 아니고 여러 기록에서 역대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발 등판은 279경기로 역대 7위다. 통산 7번째로 선발 300경기 등판은 거의 확실하다. 역대 1.834 2/3이닝 소화로 역대 11인 현재 기록 또한 역대 10위 입성이 눈앞이다. 현재 탈삼진 기록도 정민철을 뒤쫓고 있다. 시즌을 건강하게 보낸다면 순위를 바꿀 수 있을 거로 보인다. 양현종 선수는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을 계중이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중요한 한 해다. 메이저리그 도전과 별개로 역대 순위만 놓고 봐도 이제는 어느덧 후세가 기억할 만한 투수가 됐다. 역대 전설들과 어깨를 맞대고 있는 양현종 선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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