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시작은 거칠 것이 없다. 롯데는 10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며 개막 5연승으로 단독 1위에 올랐다. 2013년 이후 7년 만의 개막 5연승이다. 신종 바이러스로 올 시즌 늦은 개막을 앞두고 가장 기대를 하던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었다. 지난 시즌 창단 첫 10위를 기록했던 롯데는 지난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여름부터 롯데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전반기가 끝나갈 무렵 최하위로 내려가자 이윤원 단장과 양상문 감독이 동반 사퇴했다. 성민규 단장이 즐겨 사용하는 프로세스처럼 롯데의 선수 보강 및 포지션 변화는 계획적으로 진행되었다. 개막 첫 주가 지난 시점에서 지난겨울 롯데의 스토브리그 행보를 돌아보며 올 시즌 성적을 조심스럽게 조망해본다. 롯데의 새 감독은 로이스터 전 감독을 비롯해 외국인 지도자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최종 낙점은 당시 키움 히어로즈 허문회 수석 코치였다. 허문회 감독은 경성대 시절 국가대표 1루수 출신이었으나 프로에 데뷔해 한 번도 주전을 꿰차지 못한 선수였다. 통산 기록은 523경기 2할 6푼 9리 274안타 20 홈런 129타점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도자로 나선 뒤 선수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하는 코치로 인정받았다. 팬들은 허문회 감독의 선임을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나 전문가들 중에는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작년 시즌 롯데의 최대 약점은 안방이었다. 2017년 시즌 종료 후 주전 포스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고 롯데의 안방은 너무 불안한 2년을 보냈다. 나종덕, 안중열, 김준태의 젊은 포수들로 안방을 꾸렸지만, 경험이 부족한 이 선수들은 가장 기본적인 블로킹과 포구에서도 약점이 노출되었다. 그 여파로 롯데는 103개의 폭투로 리그 최다였다. 포수의 불안은 마운드까지 번져 투수진마저 흔들렸다. 롯데가 자유계약 선수나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를 보강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성민규 단장은 뒤집었다. 2차 드래프트 다음 날 2대 2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이글스에서 지성준을 데려왔다. 한화에서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불리던 지성준 선수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또 한 기아 타이거즈와 협상에서 진전이 없던 내야수 안치홍 선수를 영입했다. 안치홍 선수는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을 받으며 2루수 수비에서도 실책이 많아 불안했다. 기아에 남았을 경우 1루수로 수비 위치를 바꿔야 한다는 압박도 받았다. 그런 안치홍 선수와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바이아웃 계약을 성립시켰다. 성민규 단장이 주도한 안치홍 선수와의 계약은 주목을 받았다. 자이언츠는 2루수를 보장하며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줬고 안치홍 선수는 2년간의 활약으로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해야 한다. 자이언츠는 내부 자유계약 선수도 잔류시키며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 이대호에 안치홍까지 국가대표급 타선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동안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레일리도 포기하며 새로운 1, 2 선발 샘슨과 스트레일리로 교체하고 내야수 마차도까지 외국인 3명을 모두 교체했다. 예상하지 못한 마무리 손승락 선수의 은퇴로 공석이 된 마무리는 선발투수로 자리 잡지 못 한 우완 강속구 투수 김원중 선수가 맡았다. 선수 구성의 변화는 중심라인을 비롯 대대적인 포지션 이동으로 나타났다.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마차도는 새로운 센터 라인을 이루었고 안방은 지성준과 정보근 체제가 구성되었다. 전준우 선수의 1루수 전환 민병헌의 좌익수 이동 내야수였던 강로한 선수의 중견수 변신이 개막에 앞서 제시되었다. 또한 지난 시즌 주전 포수였던 나종덕 선수의 투수 도전은 또 다른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자이언츠의 개막전 엔트리는 전망과는 많이 달라졌다. 트레이드로 온 포수 지성준과 외야수 강로한이 개막전에서 제외되었다. 특히 지성준의 엔트리 제외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허문회 감독이 강조한 포수 수비의 중요성을 지성준 선수가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1루수 변신이 예고되었던 전준우는 좌익수로 나서고 있고 1루수는 지명타자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이대호 선수가 뛰고 있다. 정훈 선수가 외야와 1루수를 오가며 이대호 선수를 받히고 있다. 연습 경기를 5승 1패로 마친 자이언츠는 개막 시리즈에서 케이티와 에스케이를 상대로 5연승을 거두었고 5승 중 3승이 역전승이라는 점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방망이보다는 수비에 기대를 하였던 마차도와 정훈의 맹활약이 눈에 두드러진다. 롯데 자이언츠의 상승세는 역시 투수진에 있다. 팀 평균자책점 3.13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1 선발로 예상하던 샘슨이 부친의 부고로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7일에 한국에 다시 입국해 자가 격리 중이다. 샘슨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일리 선수와 서준원 선수의 분발로 탄탄한 선발진을 구성 중이다. 지난겨울 대대적인 변화에도 롯데를 강팀으로 분류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안치홍 선수를 제외한 선수 보강도 거의 없었다는 이유와 많은 점에서 물음표 투성이었다. 더구나 올해 첫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 감독은 144경기에서 어떤 운영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물론 초보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선례도 있다. 새롭게 보강된 선수들이 긴 레이스에서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올 시즌 초반 출발은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 팀들의 분석이 이어진 뒤에도 지금 같은 기량을 선보일 수는 지켜봐야 한다. 안치홍 선수의 반등, 모두의 예상을 뒤로하고 개막전부터 안방을 맡은 정보근 선수 현재 자가격리로 5월 말에나 합류할 샘슨 첫 등판에서 약간은 아쉬운 모습을 보인 박세웅과 노경은 이 모든 것이 불안 요소이기는 하지만 1 선발로 낙점을 받았던 샘슨이 복귀할 때까지 자이언츠가 선전한다면 자이언츠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다. 그러면 3년 만의 가을야구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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