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메이저리그 감독을 지낸 밥 레몬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좋은 친구와 좋은 불펜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야구 감독에게 좋은 불펜은 정말 소중한 존재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감독들에게는 좋은 친구는 둘째이고 좋은 불펜이라도 가지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아직 초반인 2020 시즌 한국 프로야구 구단은 불펜 투수들의 집단 난조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12일 경기만 해도 5경기 중 2경기가 막판에 역전으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기아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전은 한화 승리 조 박상원 선수와 정우람 선수가 한 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내줬다. 케이티와 엔씨 전도 엔씨가 9회 동점을 만든 뒤 연장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가져갔다. 10일 잠실 경기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10대 3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같은 날 엔씨는 엘지에 6대 0으로 앞서다 8대 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12일 리그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56을 기록 중이다. 이는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2017, 2018 시즌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시즌은 4.15의 불펜 평균자책점을 보였다. 아직 시즌 초이지만 11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는 144경기로 환산하면 264개가 나올 속도이다. 참고로 지난 시즌은 133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타고투저가 심각했던 2018년 시즌에도 186개였다. 5회까지 앞선 경기를 내준 확률 0.269, 6회까지 앞선 경기를 역전패한 확률 0.267은 작년 시즌의 기록보다 심각하게 나쁘다. 5회 이후 이닝별 실점률도 최근 5년 중 가장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불펜투수들의 집단 난조의 이유로 예년보다 개막이 늦어진 여파로 진단을 한다. 타자들은 팀 간 연습경기와 자체 연습경기를 치르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선발투수들도 자신들의 루틴대로 개막에 맞춰 준비를 한 반면 불펜 투수들은 팀 간 연습 경기만으로는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는 투수들이 반발 구의 효과로 웃고 타자들은 울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예년보다 많은 홈런과 장타가 나오고 있다. 홈런 타구 속도 또한 대부분 170 킬로대로 정말 무서운 수준이고 지난해에는 속구에 밀렸던 속구에도 홈런이 곧잘 나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의 반발계수 검사 결과 정상이라는 판정이 나왔음에도 음모론이 나오는 이유다. 송지만 기아 타이거즈 타격 코치는 지난해에는 타자들이 공인구 여파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흔들린 면이 있었으나 올 시즌에는 타자들이 준비가 좀 더 잘되어 있는 모습이다. 자신감 또한 타자들이 조금 더 앞서 있는 듯하다. 삼성, 키움, 엘지, 롯데 등의 팀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불펜을 꾸리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마무리 조상우 선수를 중심으로 이영준 선수 양 현 선수 등을 승리조에 합류시키며 변화를 줬다. 롯데 역시 마무리를 김원중 선수로 바꾸는 변화를 주었다. 엘지도 신인 이민호 선수 김윤식 선수가 불펜에 가세하고 강속구 투수 이상규 선수를 합류시키는 변화가 있었다. 기존 자원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준 팀들이 그나마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불펜은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이 나와야 한다.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인 불펜 투수는 다음 시즌 공을 많이 던진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아닌 이상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보이기 쉽지 않다. 올해 흔들리는 승리조 투수들은 대부분 지난해 처음 마무리나 셋업맨을 맡아뎐 선수들이다. 같은 선수들로 2 시즌 연속 성공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케이티 이강철 감독도 2년 차 징크스를 거론하며 잃을 게 없을 때 와는 다르게 사람이 뭔가 맛을 보고 나면 욕심이 생기고 놓치기 싫고 하는 마음이 생기니 부담을 느끼고 거기서 2년 차 징크스가 생긴다며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다. 개막 주간을 보내며 몇몇 팀은 불펜 정비에 들어갔다. 케이티는 김재윤, 손동현, 김민수 등 지난해 승리 조를 2군에 내렸다. 한화도 김범수, 이태양을 2군에 보냈다. 불펜 때문에 곤욕을 치른 몇 팀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트레이드를 검토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뒷문의 안정을 먼저 이루는 팀이 앞으로의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대가 원하는 로봇 심판 내년시즌 당장 1군 도입은 어렵다 (0) | 2020.05.14 |
---|---|
공인구 이상없다는 데 홈런은 왜 자주 터질까 (0) | 2020.05.14 |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춘 이정후 그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0) | 2020.05.13 |
성민규와 허문회 ,롯데가 달라졌다. (0) | 2020.05.12 |
김성근 감독과 임창용 선수 (0) | 2020.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