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구체화 되는 두산 베어스의 매각설, 과연 두산의 운명은.

한국 프로야구의 명문구단으로 꼽히는 두산 베어스는 풍전등화와 같은 운명이다. 이달 중순부터 금융권에서 매각설이 흘러나온 후 두산그룹 측에서 바로 절대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수그러들기는커녕 갈수록 점점 더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이달 말 발표 예정이던 두산중공업 정상화 방안이 6월 초로 연기됐다. 이는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두산그룹 계열사 매각 압박과 두산그룹 측의 자구안 마련 책이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앞서 두산그룹은 자산매각을 추진하는 등의 자구안으로 채권단에 3조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두산그룹이 마련한 자산 매각 대상에 두산 베어스는 없었다. 두산 솔루스, 두산 퓨어셀, 두산타워, 골프장 클럽모우 등이 매각 대상이었다. 하지만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시한 자산을 모두 매각한다 해도 3조 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고 판단 하고 있다며 보다 더 강력한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다. 엘지화학 등과 실제 협상 중인 두산 설루션의 매각가는 7000에서 8000억 원 사이이며, 동대문 두산타워도 8000억 원 정도를 호가하지만 담보 등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 금액은 1000억 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에 돈이 되는 계열사는 전부 팔라고 압박하고 있다. 매각 요구 기업의 이름을 모두 구체적으로 채권단이 명시하지 않았지만 두산 베어스 구단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두산 베어스의 시장 가치는 약 2000억 원 선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수조 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야구단 매각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채권단의 야구단 매각 요구에 두산그룹 내부에서도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두산그룹에서 야구단은 하나의 계열사가 아니라 구단의 상징이자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만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룹 내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야구단에 대한 이런 두산그룹의 애정이 오히려 채권단에는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채권단은 수조 원의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는 두산그룹이 상징적인 차원이 자구노력의 모습으로 두산 베어스 구단을 매각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또한 매년 100에서 200억 원의 운영자금을 그룹으로부터 흘러 들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국민의 혈세로 정부 지원을 받는 그룹이 이런 사업 부문을 유지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두산그룹은 난감한 처지다. 두산 베어스의 매각만은 막겠다는 의지가 강한 그룹이지만 채권단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다. 채권단은 한 편으로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 밥캣의 매각까지 거론하고 있다. 채권단에서 두산 베어스와 두산인프라코어 중 양자택일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두산 베어스의 매각이 기정사실화 될 경우 시장가치는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는 명실상부한 2000년대 최고의 명문 팀 중 한 팀이다. 화수분 야구로 불리며 2015 시즌 이후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세 차례 우승이 증명하듯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더구나 수도 서울을 연고지로 갖고 있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꼽힌다. 경기도 이천에 최신식 훈련장까지 갖추고 있어 구단 인수에 경쟁이 붙는다면 3000억 원 정도까지 매각대금이 오를 수도 있다. 두산 그룹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두산 베어스 매각은 채권단이 결국 열쇠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