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개막하자마자 부상에 떠는 선수들

야구사랑소장수 2020. 5. 21. 07:01
지금 현재 KBO 리그를 운영하는 야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안전한 장소이다. 야구장 출입은 하루 전 예약을 해야 방문이 가능하고 입구에서는 발열 체크와 손 소독 절차를 거쳐야 입장할 수 있다. 이름과 소속, 측정한 체온을 적고 주소까지 적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코치진과 선수단은 외부인과 철저히 분리된 동선으로 움직인다. 직접 접촉이 금지돼 있어 악수도 하지 못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하기 때문에 아직 한국 프로야구단에서는 선수단과 구성원 중에서 단 한 명의 신종 바이러스 확진자도 안 나왔다. 하지만 이런 신종 바이러스를 철통 방어한 야구장에서 막지 못하는 게 있다. 시즌 초반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부상이다. 이제 막 개막 2주가 지났을 뿐이데 벌써 팀마다 부상자가 넘쳐난다. 부상자 명단이 꽉 찬 느낌을 줄 정도로 부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감독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5월 17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전. 연장전 끝에 한화의 승리로 경기는 끝이 났지만 두 팀 모두에 큰 상처를 남겼다. 롯데는 경기 전 정훈이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정훈 대신 1군에 올라온 투수 이승헌은 3회 말 타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검진 결과 미세 두부 골절 및 출혈. 정훈도 이승헌도 약 6주 정도의 진단을 받았다. 한화는 막심한 피해를 보았다. 내야수 하주석이 1루 전력 질주 과정에서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됐다. 마무리 정우람도 허리 통증으로 등판하지 못했다. 다음날 하주석과 정우람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외에 한화는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이 허리 통증, 외국인 투수 채드 벨이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롯데와 한화는 그나마 에스케이 와이번스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와이번스는 주전 포수 이재원이 손가락 골절로 이탈했고, 베테랑 채태인도 옆구리 손상으로 재활 중이다. 고종욱은 경기중 발목 부상을 당했고 외국인 투수 닉 킹엄도 팔꿈치 통증으로 제외됐다. 에스케이는 차 포마상을 다 떼고 1승 11패로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리그 최악의 종합병동이었던 엔씨 다이노스는 1루수 모창민 선수의 어깨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 비교적 부상자가 적었던 케이티 위즈는 최고참인 유한준 선수가 허벅지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키움 히어로즈도 외야수 임병옥이 우측 햄스트링 손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 유한준과 임병욱의 예상 복귀 시점은 7월로 예상된다. 구자욱과 타일러 살다디노의 부상 공백을 경험한 삼성 라이온즈는 두 선수가 복귀하자마자 투수 백정현과 내야수 이성규가 이탈했다. 아예 수술을 하게 돈 선수도 있다. 엘지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은 최근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최소 3개월의 공백을 예상하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 하준영 투수도 왼쪽 팔꿈치 내측 인대 재건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진행했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아직 부상 이탈자가 나오지 않은 두산 베어스도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도 부상까지는 아니지만, 통증을 안고 뛰는 선수들이 있다. 무리하다가 부상이 될까 걱정이다. 최근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은 외야수 박건우 선수는 이날도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처럼 시즌 개막을 하자마자 부상자가 쏟아지는 이유를 신종 바이러스를 주범으로 지목한다. 신종 바이러스로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정상적인 준비 과정을 거치지 못한 게 부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매년 이어지던 루틴이 깨졌다는 이유다.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은 사견임을 전제로 한 단계씩 올라오던 선수들의 몸이 어느 순간 멈춰서 긴 텀이 생겼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다 개막에 100퍼센트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런데 올 시즌은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개막이 연기되며 몸이 80퍼센트로 너무 오랜 기간을 보냈다. 손혁 감독은 연습경기도 부족했던 상태에서 개막을 맞아 100퍼센트의 힘을 쓸려고 하는 것이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실전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힘 이상으로 쓰게 된다는 것이다. 시즌 초 부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올해만의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 구단의 트레이너는 우연의 일치일 뿐 시즌이 늦게 시작한 걸 이유로 되면 끝이 없다. 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가장 많은 부상 선수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염경엽 에스케이 감독은 지금으로서는 핑계일 뿐이다. 프로선수는 어떤 상황이든 맞춰야 한다.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통계를 검토해도 개막 후 첫 두 달이 부상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편이라며 오히려 개막이 늦춰져서 준비 기간이 길었는데 똑같은 부상이 나오는 것은 시즌 초 선수들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부상 공백에 대처하는 구단과 코칭스테프의 역량, 선수층의 두꺼움이 순위 싸움을 좌우할 것이다. 염경엽 에스케이 감독은 다 핑계라고 이야기하며 그것도 팀의 실력이다. 누가 없다고 성적이 안 나고, 있다고 성적이 나고는 결국 핑계다. 부상 선수가 나오면 거기에 대비하는 것도 감독이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