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제는 용규놀이가 아니다.

야구사랑소장수 2020. 5. 18. 13:20
ESPN의 중계를 통해 한국야구를 접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팬이라면 5월 5일 개막전에서 삼성 이승현 선수의 포크볼에 헛스윙해 삼진으로 물러서는 모습을 기억할지도 모른다. 이 경기에서 박민우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 경기 후 박민우는 헛스윙 기록이 없다. 이후 삼진 기록도 없다. 올 시즌 11경기를 하는 동안 헛스윙은 딱 한 번이다. 18일 현재 박민우는 전체 120개의 스트라이크 중 헛스윙은 단 한 개 헛스윙률 0.8 퍼센트다. 이 스탯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최소 기록은 2019년 기아 타이거즈 김선빈 선수로 3.4 퍼센트다.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맞힌 확률은 거의 99 퍼센트에 가깝다. 2019년 김선빈 선수의 기록은 94.5 퍼센트이다. 박민우는 2 스트라이크 이후 커트 성공률도 97.1 퍼센트이다. 흔히 용규 놀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이용규 선수는 2016년 94.5 퍼센트의 커트 성공률을 기록한 적도 있다. 만약 지금의 숫자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이제는 민우 놀이로 이름이 바뀌어야 할 듯하다. 이러한 콘택트 성공률은 좋은 선구안에서 온다. 박민우 선수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에 100퍼센트의 콘택트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현재 100센트를 기록한 선수는 두산 베어스 허경민 선수와 박민우 선수 둘 뿐이다. 하지만 박민우는 존에서 벗어난 공에도 94.4 퍼센트의 콘택트 능력을 보이며 허경민 선수보다 훨씬 앞서고 존에서 벗어난 공에 콘택트 성공률 2위인 엘지 트윈스 김현수 선수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 콘택트 능력은 최상위권과 거리가 있다. 특이하게 박민우는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난 공에는 방망이를 내지 않고 있다. 존에서 벗어난 공 스윙률은 리그 최소를 기록 중이다. 2014년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은 2015년 시즌 김태균 선수와 유한준 선수이다. 이 두 선수를 이어 박민우가 세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박민우 선수는 속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싱커 등의 투구에는 100퍼센트 콘택트를 보이고 있고, 포크볼, 스플리터에만 80 퍼센트를 기록 중으로 이는 개막전에서 이승현 선수의 포크볼에 헛스윙한 기록이 반영된 것이다. 물론 공 잘 맞히는 것이 타격을 잘하는 것은 다르다. 하지만 박민우는 18일 현재 4할 3푼 2리의 타율을 기록하면 2020 시즌 타격왕 후보다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개막 첫 2경기에서 박민우는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유일한 삼진과 헛스윙도 이때 기록했다. 작년만 빼고는 늘 시즌 초반이 좋지 않았다며 올해도 첫 2경기에서 안타가 안 나오며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2경기가 지난 후 공에 대한 반응이 느리다 보니까 반응을 빨리하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했다며 불필요한 동작들을 없애며 타이밍을 빨리 가지고 갔다고 상황에 맞게 변화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효과는 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7일 삼성전 3안타 2타점 8일 엘지전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10일, 12일, 안타 하나씩을 기록한 뒤 이후 3경기에서 9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끌어올렸다. 3천 타석 이상 기준의 현역 타자 통산 타율 1위를 기록 중인 박민우 선수의 성과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의 결과이다. 이 뿐만 아니라 박민우 선수는 득점권 타율이 5할 8푼 3리에 달한다. 박민우는 2014년 이후 백전노장 한화 이글스 김태균 선수를 밀어내고 1위를 기록 중이다. 대타로 결승타를 기록한 16일 경기에서도 그 상황이 재미있었다며 부담보다는 찬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재미있다.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대신 즐기는 자세가 중요하고 긴박한 상황에서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비결이다. 유일한 약점인 잦은 부상은 엔씨 이동욱 감독의 철저한 관리로 이겨내고 있다. 하루를 쉬고 경기에 나간 박민우 선수는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날렸고 엔씨는 11대 5로 승리를 거뒀다. 박민우는 이날 경기에서도 헛스윙과 삼진을 기록하지 않았다. 박민우 선수의 삼진율은 2.1 퍼센트이다. 역대 최고 기록은 남은 시즌 박민우 선수의 헛스윙 횟수를 세어보는 것도 야구의 재미를 더 할 것이다. 엔씨 다이노스 박민우 선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훌륭한 타자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