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왜 타자들은 가만히 있어야 하나.

야구사랑소장수 2020. 5. 10. 07:19
대구에서 열린 엔씨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을 미국에 생중계한 이에스피엔 중계팀은 엔씨 모창민 선수가 홈런을 때린 후 보인 베트 플립에 열광했다. 이에스피엔의 한국 프로야구리그 중계에 미국에서도 한국 프로야구리그만의 빠던 일명 방망이 던지기가 주목받고 있다. 홈런을 때린 타자가 배트 플립을 하는 것을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이며 이런 행동이 나온다면 바로 위협구가 날아올지도 모르는 행동 중 하나이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타격자세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장면으로 이해하며 팬들끼리 더 멋있는 배트 플립인지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몇 년 전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선수는 타격 후 홈런이라는 직감에 호쾌한 배트 플립 동작을 선보였으나 이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장면이 미국에 소개돼 월드 스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배트 플립의 시초로 인정받는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양준혁이다. 양준혁은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1993년부터 만세 타법과 배트 플립을 선보이며 한국야구 빠던의 아버지로 불렸다. 나는 신인 시절부터 배트 플립을 보여줬다. 그 당시엔 웃기다라는 주위의 평가였다. 지금 쓰고 있는 배트 플립이나 빠던이라는 말도 없던 시절이었다. 스윙을 한후 1루까지 방망이를 던졌는데 선배들도 그렇고 나도 별 의식을 하지 않았다. 특히 투수들을 자극하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투수들도 건방지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1998년부터 도입된 외국인 선수 제도 때문에 양준혁도 배트 플립 동작에 제동이 걸릴 뻔 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후 어느 날 경기에서 외국인 투수가 불같이 화를 내며 몸쪽으로 위협구를 던지길래 경기가 끝난 후 알아보니 홈런을 친 후 방망이를 멀리 던진 게 원인이었다. 그렇다고 위협구에 위축이 되지 않고 도리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오히려 양준혁은 배트 플립을 포기하지 않았다. 더구나 스윙 과정에서 저절로 나오는 동작이기에 배트 플립을 더 당당하게 하게 됐다 그라운드에서 내가 살아남는 타격 과정인데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외국인 투수들이 우리 야구에 맞춰야지 내가 그들 야구에 맞출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양준혁은 배트 플립은 타격 시 나오는 자연스러운 타격의 연결 동작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너무 하지 않기 위해 생각을 하다 보면 타격 밸런스가 안 좋아 질 수도 있다. 타자는 방망이에 정말 잘 맞았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배트 플립을 일부러 선수가 제어하려고 하면 스윙괘적이 무너질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미국에 진출했던 박병호 선수도 국내에서 하던 대로 했다면 충분히 미국에서 통할 수 있는 타자인데 배트 플립을 머리에 두고 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냐며 결국 그런 작은 루틴도 타자에게는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배트 플립에 대한 오해는 그냥 타자가 멋을 부리기 위해 방망이를 던진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물론 의식적으로 던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본질은 멋이 아닌 타격의 일부분인 것이다. 또한, 시대가 많이 변한만큼 배트 플립에 대한 논란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이에스피엔의 야구 중계로 미국과 한국야구 간의 실력 차이는 어쩔 수 없이 인정할 것은 있다. 하지만 실력 차이만 바라볼게 아니라 한국야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이 긍정적인 방향이 아닐까. 그중의 하나가 배트 플립도 매력적인 요소이다. 한 야구관계자는 미국은 현재 야구 콘텐츠에 굶주려 있다. 현지 미국의 스포츠 시장에서 한국야구만의 독특한 요소들이 그들에게는 문화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배트 플립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다. 한국야구 위원회와 각 구단이 오히려 주도적으로 배트 플립과 관련한 콘테츠나 굿즈등을 제작해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축구에서는 골을 넣으면 세레모니를 하고 농구도 짧은 시간에 하며 심지어 투수들도 삼진을 잡으면 주먹을 휘두르거나 환호를 하는데 왜 타자들만 하면 안되는지 모르겠다. 투수들이 기분 나쁘니 하지 말라고 하면 받아들여야 하나 타자들도 투수를 희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망이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을 나타내는 방법이 배트 플립인 것이다.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만의 독특한 배트 플립을 후배들이 멋지게 보여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