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프리드먼, 야구의 관심 있는 사람이면 알만한 이름이다. 올해 53세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명문 에모리대 로스쿨 출신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직업은 고등학교 야구 코치다. 자신의 애들을 봐주다가 그쪽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그것도 진짜 일은 아니다. 가장 활발한 영역은 소셜 네트 워크다. 우리 팬들에게도 꽤 알려진 피칭 닌자라는 아이디로 활동 중이다. 메이저리그 투구 동영상이 주된 콘텐츠로 20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지녔다. 특히 피칭 터널 움짤이 유명하다. 여러 구종의 변화무쌍함을 한 화면으로 편집해 인기를 모으며 투구 분석가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또한, ESPN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에 고정 코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이 불발되면서 올 시즌에는 일이 뜸하다. 그런 피칭 닌자가 다시 바빠졌다. 태평양 건너 새로 개막한 리그로 인해 새로운 영역에 눈을 떴다. 마침 ESPN이 중계도 한다. 연일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재학과 박세웅을 주목했다. 저런 릴리스 포인트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이 상당히 위력적이다. 이재학 선수 상당히 인상적이다.라는 장면에 13년 동안 던지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이재학에게 배우고 4년 동안 최고의 투구를 했다는 에릭 해커의 글도 덧붙였다. 박세웅 선수는 독특한 루틴이 있다. 로진을 묻히고 입으로 후 분다. 아마도 타자에게 널 날려버릴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무심코 넘어간 장면인데 미국에서 화제가 됐던 장면도 있다. 오재원의 타격 자세 논란이다. 박종훈이 투구할 때 오재원이 타격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중계진의 캐스터는 스웨이 넘친다는 맨트를 한다. 피칭 닌자는 기술적으로 접근하며 저 모습이 스윙인가 아닌가를 논했다. 팔로워들도 스윙이다 아니다 갑을 논란이 일어났다. 이슈는 다시 역수입되며 오재원이 태도 논란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재원 선수의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인식이다. 한국야구에서 생긴 일이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다시 한국에서 뉴스로 재생산된다는 점이다. 재미있고 놀라운 과정이다. 노스 캐롤라이나는 우리에게 친숙한 곳은 아니다. 특히 스포츠와 더욱 그렇다. 마이클 조던이 구단주로 있는 프로농구의 샬렛 호네츠 정도가 생각이 난다. 한데 그곳에서 갑자기 자주 검색하는 단어가 등장했다. 야구, 창원 등이다. 마침 그 지역에서도 공룡 화석이 유명한 동네다. 다이노스가 저절로 떠오른다. 창원 구장에 그동안 없던 입간판이 몇 개가 생겼다. 노스 캐롤라이나 연고 마이너리그팀들의 마스코트다. 구장 전광판에 우리 모두 엔씨라는 자막을 띄우며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 냈다. 많은 화제를 일으키며 시작한 프로야구 개막이었다. 에스케이 와이번스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엔씨 다이노스의 선두 질주는 놀랄만하다. 신진 영건들의 성장과 야구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던 배트 플립은 히트 상품이 됐다. 늘 좋은 일만 생긴 것은 아니다. 판정 문제로 시끄러웠고 비매너 논란도 빠지지 않았고 비난과 비판, 질타가 난무했다. 부족한 경기력과 끊이지 않는 자질 시비로 중계가 되는 것이 창피하다는 의견까지, 하지만 개막 이후 무척이나 특별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조마조마하고 걱정이 되는 점도 적지 않았으나 한 걸음씩 나가며 흔들림 없이 걷다 보니 지구촌에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일본 프로야구가 일정을 확정했으며 미국 메이저리그도 한국 야구의 사례를 면밀히 관찰 중이다. 허구연 위원은 우리나라 야구 인프라가 많이 좋아졌다며 많이 개선된 야구장이 중계화면에 나가게 돼서 다행이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다행인 점은 큰 문제가 없이 개막 한 달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프로야구 개막은 헌신적인 의료진의 희생과 수고 그리고 성숙한 시민 정신 덕분이다. 그리고도 리그 구성원 모두의 각별한 마음 씀 덕에 리그의 안전이 계속되고 있다. 세상 어디에서 자랑할 수 있는 개막 한 달을 보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정통성을 고수하는 미디어다. 그런 매체가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스포츠를 프런트 가장 상단에 올렸다. 아마도 창간 이후 처음일 것이다. 그만큼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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